[쿠키 건강] 500g 미만 초극소미숙아 생존율 50%. 이는 세계 최고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의 생존율 35%를 훨씬 웃도는 기록으로 초극소미숙아 치료성적이 세계 수준의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삼성서울병원 박원순·장윤실 교수팀은 최근 10년 동안 500g 미만 초극소 미숙아 12명 중 6명을 살려 생존율 5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2일 밝혔다.

박교수팀은 최근 현대의학의 생존한계로 여겨져 왔던 임신기간 24주를 극복해 22주 6일만에 태어난 483g의 초미숙아를 살리기도 했다(정상분만 주수는 40주). 이 기록은 지금까지 국내에 보고된 미숙아 중 최저 연령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어리게 태어난 미숙아는 23주 3일만에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난 이소원 양이었으며,체중이 가장 적었던 미숙아 역시 이 병원에서 434g으로 태어난 김소망 양이다.

올초 22주만에 태어나 이 기록을 경신한 주인공은 카메론 조셉(Kameron A. Joseph) 군이다. 카메론은 주한미군 부부인 로완 조셉(Rowan Joseph)과 부인 티아라 조셉(Tiara Joseph) 사이에서 태어났다.

티아라는 자궁경부 무력증으로 임신 16주만에 주한미군 전용의료기관인 ‘121’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임신 21주째에 쌍둥이 중 첫째를 사산했고, 둘째아이인 카메론은 임신기간 22주 6일,체중 483g의 초미숙아로 태어났다.

임신연령 24주 미만의 미숙아는 폐의 발달이 미숙하여 출생 후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 생존한계로 여겨져 왔다는 게 박교수팀의 설명. 카메론도 출생당시 폐의 성숙 정도를 외부적으로 나타내주는 젖꼭지와 눈꺼풀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미숙해서 생존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태였다고 박교수팀은 전했다.

그렇지만 아기에게 최선의 치료를 해주고 싶다는 카메론 부모의 간절한 소망으로 태어나자마자 본격적인 신생아 집중치료에 들어갔고,이후 여러 번의 고비가 있기는 하였지만 마침내 110여일이 지난 지금,몸무게 2.0kg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서 퇴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

카메론의 엄마 티아라는 “처음에는 단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었는데,이후 110일 동안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지켜봤던 내게는 하루 하루가 마치 기적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으로써 미숙아 출산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비하여 이런 아이들을 잘 치료하는데 꼭 필요한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은 턱없이 부족하여 많은 미숙아들이 좋은 치료를 잘 받을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장교수는 “신생아에 대한 투자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므로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우리의 모든 애기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